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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아침형 인간되기

  나는 아침형 인간이 되고 싶다. 대학병원 스태프로 남기 위해서는 사실 필수적인 요소이다. 병원의 아침은 생각보다 일찍 시작된다. 인턴 때는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하는 날도 많을 거고, 레지던트 때는 그보다 조금 더 늦게 6시, 수련 기간이 길어질수록 취침 시간은 조금 더 보장된다. 근데 아침이 정말 힘들다. 분명 초등학교부터 우리는 아침부터 일어나는 생활을 했는데도 왜 이게 적응이 안될까. 사람마다 본인만의 일주기가 있다고 하는데, 나의 아침은 10시는 되어야 시작하는 것 같다.

  그래도 나름 극복하겠다고 7시 30분에 일어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실습이 재개되면 사실 6시 30분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2주 쉬는 동안에 계속 늦게 일어나다 보면 실습에 더 집중하기 힘들까 봐. 뿐만 아니라 국시가 9시부터 시작되므로 최소 7시 반에 일어나야 밥도 먹고, 집중력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에 문제를 풀게 된다. 예전에는 어느 "뉴요커"처럼 아침에 일어나서 밖에 훤히 보이는 통창 유리 앞에 앉아 아메리카노 한 잔과 여유롭게 신문을 읽고 있는 나의 삶을 기대했었는데, 현실적으로 굉장히 힘든 일이었다는 걸 늦게 깨달았다. 극복해보겠다고 아침 6시 수영을 끊고 다니던 시절도 있었는데, 안 하던 새벽 운동을 하니 운동 끝나자마자 몸이 축 늘어져버렸고 그 시간을 버티고 견뎌내야 지속할 수 있었지만 시험기간을 핑계로 곧 그만두었다. 나는 새롭게 시작하는 건 두렵지 않은데, 하나를 꾸준히 하는 걸 잘 못하는 것 같다. 내가 싫어하는 나의 모습인데도, 이제는 그냥 받아들이자고 합리화를 하는 중이다.

  수험생활의 가장 중요한 습관은 규칙적인 생활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는 힘을 기르려고 하는데 아침에 눈을 뜨면 집중하기 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수면의 질이 좋지 않기 때문일까. 박보검이 좋은 잠이 쌓이다 보면 좋은 나를 만든다고 하던데 갑자기 침대를 사고 싶어 졌다. 그렇게 또 드는 생각.. 돈 벌면 좋은 침대 사야지. 모든 일이 다 돈으로 귀결된다.

참.. 잘생겼어..

  + 아침에 어떤 브런치 글에서 이별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이별해서 좋은 점을 찾아내기"를 추천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고, 혼자 있게 된 지금 그걸 누리라는 거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가 원하는 카페를, 내가 원하는 메뉴를 자유롭게 먹는 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가 되겠지. 참 직접적이고도 간단한 방법인데 어쩐지 좀 서글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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