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컨디션이 나빠졌다. 가는 곳이라고는 헬스장 집 그리고 집 앞 카페인데, 하루 종일 하는거라곤 공부밖에 없는데 왜 이럴까. 작년에 옆에서 선배가 공부하는 걸 보면서 왜 맨날 공부만하는데 피곤해하지, 생각했었는데 막상 내가 그러고 있으니 이제서야 그럴수도 있구나 하고 이해한다. 미리 경험했다면 그걸 다 이해해주고 받아줄 수 있었을텐데, 이미 시간은 지나버렸고 그 시간은 다시 되돌릴 수 없겠지. 물론 내가 다르게 행동했더라도 지금의 결과와는 다를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앞으로도 내가 어떠한 행동을 하는 것이 맞을 지 아무것도 모른 채 나아가야만 한다니.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었는데, 후회라는 건 어쩌면 불가항력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매일 후회는 하고 있다. 조금만 일찍 일어날 걸. 한 장 더 풀고 잘 걸. 나름 계획이라는 걸 세우면서 하는데도 영 만족스럽지 않다.
오늘같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힘이 없는 날에는 더욱이 그렇다. 어제의 계획대로 나름대로 아침부터 일어나서 공부를 시작했는데, 호기롭게 시작한 것도 잠시 아침으로 먹었던 샌드위치가 얹히기 시작했다. 아 피곤하구나. 잠을 청하려는데 밀려드는 계획이 자꾸만 눈앞을 가리고, 어제 운동했던 가슴근육들이 마치 나를 짓누르는 듯 했다. 잠이 잘 들지 않았다. 속은 여전히 메슥메슥. 결국 오늘 운동은 포기했다. 어떻게든 집 안에 혼자 있지 않겠더고 약속을 잡아두었는데 고민되었다. 하루는 쉬어야 내일 또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결국 나는 친구를 만나러 가는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사람들도 별로 없는 지하철. 나는 오늘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지 않는 불량한 시민이다. 며칠 째 코로나 확진자 수가 두 자리로 유지되고 있지만 지역 사회 감염으로부터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모두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상황은 더 희망적일 수 있다.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마스크 쓰고 손 잘 씻고.. 내가 쓰면서도 조금 많이 민망하지만 낼부터는 좀 사려야지..
오늘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