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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에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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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너무 길다.
원서를 2군데 넣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전국에 있는 수많은 병원 중에 단 한 군데만 선택할 수 있다니, 가혹해도 한참 가혹하다.

올해 일정은 촘촘하고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실기 시험의 합격 여부도 알지 못한채 병원 원서를 쓰고 있다. 더 올라가기 위해 경쟁할 것인가, 애써 피할 것인가 그 기로 앞에 서있다. 치열한 고민 끝에 마음의 결정을 조금 내렸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당장 돌아오는 목요일부터 일을 시작해야 한다니. 이만큼 불안했던 적이 또 언제 있었을까.

모든 어른들에게 어떻게 살고 계시냐고 물어보고 싶다. 안녕 하신가요, 어떤 선택을 내리셨나요, 후회하신 적은 없으신가요. 각자 살아가는 방식은 다르고, 그 어떤 것도 정답이 될 수 없는데, 막상 내 삶은 정도가 있었으면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제는 고민하는 자체도 힘이 든다. 그만하고 싶은데, 여태까지 쌓아놨던 내 커리어가 발목을 잡는다. 포기하면 쉬워, 편하게 살아도 돼, 라는 생각과 그러고 싶지 않은 마음이 상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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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다. 오랜만에 쓰는 글이 왜이리도 겸연쩍은지. 이전에 썼던 자소서들을 읽어보는데, 다르면서도 비슷한 내용들이 눈에 띈다. 나라는 사람의 코어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은데, 언제 이렇게 다른 길로 들어서게 되었을까?

고등학교 때 좋지 못한 성적으로 고생을 한 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더랬다. 그런데,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못한 모양이다.

지원서 항목 중에 가장 어려운 대목에서 막혔다. 취미와 특기는 왜들 그렇게 궁금해 하는지. 특기라는 항목이 참 어렵다. 특기의 사전적 의미는 남이 가지지 못한 특별한 기술이나 기능이다. 누워 있는거, 제일 잘할 수 있는데... 음.. 뭘 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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