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시작할 실습을 맞아, 마음을 재정비하고 싶었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일출이었다. 동해안을 가서 해 뜨는 걸 볼 수는 없으니, 한강이라도 가서 보고 싶었다. 떠오르는 태양... 그리고 인간의 초라함을 느끼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 시간. 동트기 전 가장 어두울 때를 지나 해가 뜰 때까지를 보고 싶었다. 새출발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품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 그리고 바람을 뚫고 집 밖을 나섰다. 패딩을 챙겨입고 반쯤 감긴 눈을 부여잡고 나가서 본
한강은..
구름 뿐이었다......
분명 날씨 앱에서는 해가 떠있었는데 막상 나가보니 구름이 거의 떼를 지어 하늘을 다 뒤덮고 있었다. 해가 뜨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일출 시각이 6시 30분으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아무리 걸어도 걸어도.. 보이지 않았다😥 해가 뜨는 방향으로 계속 걷기만 했다.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싶어서.. 그런 것도 있었다. 문득 뒤돌면 그곳은 아직 어둡고, 내 앞은 밝고. 해를 등지고 걸었더라면 해 뜨는 게 더 잘 보였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솔직하게 말하면 그 사람 프로필 사진에 있는 그 곳을 다녀와봤다. 어디인지 알 것 같았고, 걷다보니 그곳에 도달해 있었다. 이곳에 왔었구나, 무슨 생각을 했을까. 뭐, 힘들다는 생각 했겠지.. 이러면서.
착잡한 마음으로 그냥 라면이나 하나 먹었다.

맛있었다. 배가 고프지도 않았는데..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걷고, 먹고 보내는 시간들. 이 시간들에 감사해야지. 점점 괜찮아지는 건 맞지만, 아무렇지 않아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얼마나 필요할까. 누군가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신도 그 답을 줄 수는 없겠지..
그래서 내일도 아침에 또 일어나보려고 한다. 또 걸어야지. 걷고 또 걷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