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내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살았던 순간과 그 활동
그렇게 오래 살지도 않은 인생이고... 내가 온전히 아는 인생 자체는 나의 인생 밖에 없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다른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도 없기에 내가 정말로 열심히 살았는가 자체에 의문이 들긴 한다. 그래도 나에게는 의미있는 순간이니까.. 조금 부끄럽지만 한 번 적어봐야지
뭣모르고 열심히 살았던 때는 중학생 때 인 것 같다. 벌써 10년 지난 나날들이지만, 특목고를 입학하겠다고 매일 새벽 2시까지 학원에 앉아있었다. 그러면서도 학교에서 뒤쳐지고 싶지 않아서 수업시간에는 억지로 억지로 깨어있다가 쉬는 시간만 되면 바로 엎드려서 잠들곤 했다. 지금 중학교 때 친구들은 그래서 항상 나를 바쁜 친구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친구의 연을 이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때는 내가 무얼 하고 싶어서 열심히 했다기 보다는...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아서, 나 스스로 나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나보다는 우리 엄빠가 나를 이리저리 태워보내고 데리고 다니고.. 무엇보다 학원비를 내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셨을지 이제서야 생각해 본다. 그러면서도 뭘 더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몰라서 이런 것도 해주지 못했다고 자책하실 때마다 마음이 참 아팠다. 앞으로 평생 갚아나가야 겠지..
다음으로 열심히 살았던 순간은 편입 준비를 할 때 인것 같다. 공부를 하는 데에는 왜 이렇게 돈이 많이 드는 건지. 편입 준비를 시작한 시점이 독일에서 아주 잠깜 교환학생을 하던 시절인데, 교환학생 가는데만 해도 돈이 드는데, 새로 공부를 시작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중학생 때에 비해 그래도 좀 머리가 커서 그런가, 최대한 내 돈으로 하려고 노력했는데, 그렇다보니 꼭 1년 안에 편입을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편입에 실패하면 다른 길을 선택해야 겠다고, 스스로 그렇게 가둬 놓았더니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더라. 아침에 일어나서 꼭 아침밥을 챙겨먹고,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수업이 끝나면 바로 편입 인강을 듣고, 그러면서 체력이 뒤쳐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하루에 1시간 씩 홈트도 따라했다. 편입에서 학점이 중요했기에, 들을 수 있는 최대의 학점을 들으면서 좋은 학점을 받아야한다는 일념으로 공부했고, 그러면서 편입 시험 준비도 동시에 진행해서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봉사에, 영어 점수에... 짧게 영어학원까지 다니면서.., 지금도 어떻게 보면 입시생인데, 그때만큼 못하고 있는 것 같다. 😂 근데 그 때 당시에도 나는 더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나는 왜 저렇게 열심히 하지 못할까 고민했지. 실제로 결과는 다행히 그리고 운이 너무나 좋게도 합격이었지만, 편입 시험 자체는 어디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로 잘 보지 못했다. 운7 기3이라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열심히 산게 다 공부 뿐이었고, 그것도 운이 좋아서 합격했던 일들인데 역시나 조금 부끄럽다. 그러면서도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여기까지 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나.. 하는 기분? 내일 다시 또 힘낼 수 있도록, 나에게 그런 시간을 만들어 주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