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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리퀘스트 6일차

여섯 번째 : 오늘 가장 처음으로 화장실 들어갔을 때의 생각과 가장 마지막으로 화장실에서 들었던 아무 생각을 소소하게 적어보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른 분이 쓴 글을 읽었고, 그래서 나는 화장실에 가면서 내가 어떤 꾸밈이 있는 생각을 할까 봐 걱정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나는 단순했다. 화장실을 들어서면서 나는 한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예민해진 걸 느껴 뚜렷한 색감과 여섯 번째 감각 Tonight is the night

순간 이 노래가 뭐지? 하면서 더 흥얼거렸더니.. 다음 가사가

너무 아름다운 다운 다운 다운 View 너무 아름다운 다운 다운 다운 View 더 보여줘 다음 다음 다음다음 View 너무 아름다운 다운 다운 다운 View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생각해도 진짜 너무 어이가 없고 웃음이 절로 나왔다. 화장실에 들어가자마자 하는 생각이 샤이니의 view라니.. 그것도 얼마 전에 들은 곡도 아닌, 알람 곡도 아닌, 그냥 머릿속에서 저절로 재생된 곡이었다. 사실 어젯밤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꽤나 오래 뒤척인 터라 오늘 결국 늦잠을 자고 말았는데, 그래서 정신없이 준비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생각보다 생각이 없는 사람이었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샤워하고.. 그러면서 아무 생각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오늘 하루 동안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도 하고.. 어떤 진지한 생각도 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샤워를 하는 게 보통인데, 오늘도 샤워를 하면서.. 내가 했던 생각들 모두 다 씻겨 내렸다 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화장실을 간 건.. 언제더라... 한시간 쯤 전인 것 같은데... 화장지가 다 떨어져서 벌써 휴지 하나를 다 썼네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아 그리고 세수해야 하는데 지금 하기 귀찮다...라는 생각... 그래서 그냥 세수 안 하고 돌아와 앉아버렸다. 내가 생각해도 참 시시하다 하하 핫.... 화장실도 가기 귀찮아서 참다 참다 간 거라서 무슨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그냥 해결만 하고 나온 것 같은데 이건 좀 TMI 겠지?^^

오늘은 하루종일 수술방에 있어서 그런가 너무 피곤하고 정신이 없다. 지금도 글을 쓰면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그냥 다른 말로 돌려서 쓴 게 한 두 개가 아니야... 마이너 과 중에서도 악명이 높은.. (실습 일정이 빡빡한!) 정형외과를 오늘 시작했다. 정형외과 수술은 정말로 거침없이 진행됐다. 거의 모든 공구들이 의료기기의 탈을 쓰고 사용되었다. 땅땅땅 드르르르르르륵 C-arm 촬영 땅땅땅 c-arm on 드르르르륵 c-arm on... 계속 x-ray 촬영하면서 기구의 위치를 결정하고의 반복. 정말 아무나 하는 과가 아니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결론은 피곤하다는 거...

화장실이라는 공간은 뭔가 세상과 단절된 나 혼자만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고, 특히 샤워를 할 때에는 태초의 나 상태로 돌아가서 별의별 생각을 다 하는 것 같다. 아무튼 이번 주제는 참 재밌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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