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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봉사

세상에.
정말 피곤하다.

오랜만에 가득찬 하루를 보냈다. (그렇다고 완벽한 하루였던 건 아니지만) 날씨도 갑자기 추워진 요즘, 조금만 움직이거나 밖에 바람 쐬고 오면 바로 졸음이 몰려온다. 특히 밤에 잘 때는 추워서 깨는 것도 일쑤다. 그러다보니 수면의 질은 하락하고, 아침에 일어나기 더 힘들어졌다. 아침부터 일어나서 공부하겠다는 다짐은 어디로 갔는지. 아무튼, 오늘도 겨우 일어났다. 그것도 일찍.

오늘 일찍 일어난 이유는 봉사활동을 신청해 두었기 때문이다. 무언갈 못하겠으면 역시 물리적으로 일을 만들어 두는 것이 최고라는 걸, 알면서도 아무 일도 하지 않았더랬다. 그런데 며칠 전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하면서 혼자 징징대다가 봉사활동을 신청해봐야지 하고 시간 되는 곳을 그냥 신청해뒀다. 그렇게 나는 강제로 부지런한 사람이 되었다.

오랜만에 본 아침은 여전히 활기찼다. 내가 자고 있는 동안에 이 많은 사람들은 출근을 하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문득, 평소에 비해 한자리를 내가 차지하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듯 다른 일상은 이렇게 사소한 것에서 만들어진다. 같은 버스, 다른 사람들. 나의 오늘은 완전히 다른 일상이었지만.

봉사활동을 선택한 건 정말 잘한 일이었다. 대단한 일을 한 건 아니지만, 내가 열심히 접은 박스가 누군가에게 전달된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은 기뻤다. 요즘 너무 혼자만의 세상 속에 살다보니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삶이 그리웠나보다. 덕분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도 하고, (다녀와서 피곤함에 바로 잠들었지만) 집 주변에 없는 에그드랍을 먹을 수 있게 되었고, 봉사시간도 받는..! 따분했던 일상에 자그마한 활기가 들어온 것 같다.

내일도 여러 일정들이 예정되어 있다. 오늘의 이 피곤함을 안고 일찍 일어날 수 있을까? 일단 눈 감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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