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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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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 끝. 거의 매일 하는 말이지만, 오늘도 참 정신없고 길고 긴 하루였다.. 이번주 내내 실습도 하고, 마치고 나면 공부하는 일상의 반복이었기에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 상태였다. 금요일에는 저널 발표도, 시험도 있는 빡센 일정이어서 더 했다. 아무리 발표가 있고, 시험이 있어도 티칭 일정은 단축되지 않는 자비란 없는 일정이다. 아침에는 거의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머리도 아프고 피곤했는데, 교수님께서 계속 ‘학생 여러분들이 한 만큼 평가를 받고, 투명하게 성적을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라고 하시는 바람에 긴장을 늦출 수도 없었다. 교수님의 말씀은 너무 지당하신 말씀이고, 당연한 것이었지만. 역시 말은 참 어렵다. 상황이 모든걸 다르게 만든다. 점심에는 마지막으로 조원들 모두 모여 밥을 먹었다. 실습 초반에는 ..
D-1.. 실습도 이제 딱 하루 남았다. 마지막까지 실습을 열심히 해보겠다고, 과제도 도맡아서 하게 되었는데, 그래서인지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버렸다. 작년 4월 20일 즈음엔가 병원에 진입하는 걸 환영한다는 진원식을 했었다.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직접 가운을 입혀주는 행사도 진행하는데, 그때는 실습의 마지막날 밤이 올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 날이 이렇게 와버렸다. 이번주 티칭 내내 레지던트 선생님이나, 교수님들께서 '너네 이번주가 마지막이지? 빨리 끝나고 싶어 죽겠지?' 라고 하셨는데, 나는 왜 이렇게 아쉬운 지 모르겠다. 동기들에게 아쉬움을 토로하면 다들 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어디가서 말도 못하겠다. 나는 동기가 100명이고, 내년이 되면 반 이상은 다른 병원에 가서 수련을 받거나, 군..
From now on 1. 오늘의 음악은 from now on! 남들은 이미 다 떼고 끝낸 음악을 왜 이제 빠져가지고 하루종일 듣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이 즐거움과 그 비트를 다같이 즐기고 싶은데, 다른 사람들은 이미 그 자리를 뜨고 없어서 아쉽다. 노래방이라도 가서 신나게 놀고 뛰고 싶은데 그마저도 허락되지 않으니, 그저 집에서 흥얼거리고, 아무도 없는 길에서 흥얼거릴 수밖에... 조금 더 즐겁고 싶어서 오늘은 버스를 두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걸어왔다. 발구르는 소리에 맞춰서 힘차게 걸었다. 오늘부터 다시 힘차게 살아보는거야! 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면서 말이다. 영화를 볼 때에는 그렇게 좋아하는 장면은 아니었는데, 집에 오고 한 곡씩 듣다보니 이보다 신날 수가 없다. 휴 잭맨의 노래는 정말....! 공부하는 게 쉽지 않았는데..
찾았나, 내 사랑? 드디어 시작되었다. 마취 통증 의학과 실습이..! 마이너 과 중에서 가장 관심 있는 과가 무엇이냐고 하면 마취과였다. 다른 과들은 수업 들을 때도 별 재미도 없었고, 양이 너무 많아서 힘들었는데 마취과만큼은 재밌었다. 마취를 하는 과정을 설명하거나, 마취할 때 사용하는 약제를 설명하는 것이 전부였는데도 그냥 재밌었다. 아마, 봉사활동을 할 때 내가 마취과 교수님과 함께 통증 치료를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큰 경험은 아니었지만 그 자그마한 경험이 나를 마취의 세계로 이끌었다. 어제부터 마치 실습을 처음 도는 학생처럼 긴장이 되었다. 관심을 표하고 싶었고, 그러기에는 준비되어 있는 사람인 척해야 한다는 강박이 들었다. 막상 저번 주에 받은 과제를 하느라고 많이 준비하지는 못했는데, 그..
의학 오늘 입짧은햇님의 먹방은 양꼬치, 소갈비살, 미니양갈비, 꿔바로우, 마라탕, 마라샹궈, 가지볶음에 테라다. 이걸 굳이 여기에 쓰는 이유는, 나 혼자 침 흘리는 게 아니길 바라는 마음. 엊그제는 명랑 핫도그를 먹길래 그 다음날 바로 시켜먹었고, 어제는 베라를 먹길래 아수쿠림도 샀는데, 오늘도 난리났다. 바삭하고 달다구리한 꿔바로우, 오동통하고 새빨갛게 잘 익은 새우, 그리고 나까지도 취하는 것 같은 햇님의 얼굴.. 집에 맥주가 없어서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이미 한 캔 마시고도 남았다. 근데 사실, 햇님의 방송을 보고 시켜 먹어도 왜인지 그 맛이 안난다. 역시, 프로 먹방러는 달라. 예전에는 다른 사람이 먹는 걸 왜 보는지 이해도 못했고, 어렵지 않게 경제적 활동을 하는 거라고, 그렇게 짧은 생각들을 했었는..
피곤,, 이 놈의 몸뚱아리는 딱 하루가 최선인가. 어제 하루 아침 일찍 일어나 스트레칭도 하고, 병원 다녀왔다가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고 났더니 오늘 낮 12시를 기점으로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래도 하나 뿌듯한 건, 첨으로 김치찌개를 끓여봤다는 것! 어떻게 보면 요리라고 하기에는 좀 민망한 수준이지만, 하나 하나씩 도전해보고 있다. 오늘의 도전은 나쁘지 않았다. 요리를 조금씩 하는 언니 덕분에 집에 이것저것 재료들은 많았는데, 재료들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할까나. 매번 귀찮다고 피하고, 혼자 있는데 뭘 차려먹나 생각하면서 시도도 안했던 내가 그나마도 무언가를 하게 된 건 다 백종원 선생님 덕분이다. 별건 아니지만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고, 늘 행복하시라고 전하고 싶다. ^^… 그렇게 김치찌개에 너무 ..
피부과.. 괜찮은데? 정말 정신없는 하루였다. 심심함을 느낄 새도 없었던 하루. 일찍 잠들겠다는 다짐은 일주일 내내 지켜지지 않았고, 오늘도 나는 겨우 제시간에 도착했다. 정해진 시간에 10분 일찍 나가는 게 습관이 되면 참 좋을텐데, 이게 한 번 아슬아슬하게 도착하기 시작하는 순간 통제불능이다. 늦지 않음에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는건지. 아무튼 그렇게 출근을 했다. 도착하자마자 설문지를 하나 작성해야 해서 병원 휴게실에 있는 거의 윈도우 98 급의 컴퓨터를 켰다. 노쇠하신 컴퓨터는 한글 파일 하나 여는 것도 힘들어 했고, 답답한 나는 컴퓨터를 다시 시작했는데 역시나 잘못된 선택이었다. 갑자기 업데이트를 하더니 컴퓨터는 재부팅을 선택했다. 그렇게 씨름하기를 20-30분... 그리고 내 손에는 설문지가..! 있었다. 후후, 인..
최!강!N!C! 오예에 NC 파죽의 7연승!! 진짜 쫄깃한 경기였다. NC는 김경문 감독을 필두로 만들어진 팀이기에 거의 두산의 파생팀이나 다름없었고, 그렇게 2011 창단 이후로 늘 두산에게 약자였다. 그래서 이번 시즌 오늘의 경기가 참 중요했다. 이번 주의 첫 경기라는 건 물론이고, 저번주 일주일 내내 이겼던 흐름을 타고 가느냐를 결정하는 경기,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도 순위 경쟁이 슬슬 시작되고 있는 터라 1위를 지키기 위한 경기였다. 1회부터 잘나가나 싶더니만, 8회에 4점을 따라잡혀 1점차이. 9회 초에 잔루만 한가득이고 알테어의 삼진 아웃으로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보통은 야구를 틀어놓기만 하고 공부하는데, 9회 말에는 글자는 하나도 안보이고 귀만 열려있었다. 아웃카운트 2개는 쉽게 잡았는데, 대타로 나온 오재원..